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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2011)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2011)>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갇혀 있던 한 가족이 폐쇄 직전의 동물원을 매입하고, 동물의 생명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가는 기적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과거의 아픔과 상처라는 거대한 쇠사슬에 묶여 있는 우리의 삶이, 생명을 돌보고 회복케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어떻게 치유되고, 새로운 소망을 얻을 수 있는지를 영적으로 깊이 보여줍니다.
주인공 벤자민은 아내가 떠난 후, 도시의 모든 골목과 카페, 심지어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서조차 아내의 흔적을 마주하며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과거의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게 가둬두는 감옥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실패, 거절감, 상실의 아픔은 종종 우리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때 그 일만 없었더라면….”
이러한 생각에 갇힐 때 우리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오늘’이라는 선물을 누리지 못하고 과거라는 무덤 속에 머물게 됩니다. 벤자민이 상처로부터 도망치듯 아무도 연고가 없는 시골의 한 폐쇄된 동물원으로 이사를 결심한 것처럼 우리도 상처를 피해 자신만의 동굴로 숨어버리곤 합니다.
벤자민이 산 동물원은 겉보기엔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재정은 바닥났고, 시설은 낙후되었으며, 동물들은 상처와 질병을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벤자민은 자신보다 더 아프고 돌봄이 필요한 동물들을 치유하고 살려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깨어진 마음이 맞춰지는 은혜를 경험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시는 방법도 이와 닮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저 방구석에서 슬퍼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를 ‘생명을 살리는 자리’,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사명의 자리’로 부르십니다.
늙고 병든 호랑이 ‘스파’를 돌보며 죽음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고, 탈출한 회색곰을 진심으로 대하며 두려움을 마주하는 법을 배운 것처럼, 우리가 타인의 아픔을 돌아보고, 하나님이 맡기신 작은 생명과 공동체를 섬기기 시작할 때 우리 안에 굳어있던 상처의 세포들이 하나님의 생명력으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우리를 세우시는 것입니다.
가장 유명한 영화 속 명대사이자 상처를 깨고 나오는 핵심 열쇠는 바로 “20초의 용기”입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야. 딱 20초만 미친 척하고 용기를 내봐.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 펼쳐질 거야.”
(Just bark text 20 seconds of courageous, 20 seconds of just embarrassing bravery.)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하나님 안에서 회복을 얻기 위해서는 이 ‘20초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시 누군가를 신뢰해 볼 용기, 하나님 앞에서 내 아픔을 정직하게 쏟아내며 울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믿음의 첫 발걸음을 내디딜 용기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동물원은 수많은 관람객의 환호속에 성공적으로 재개장합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사람들은 줄을 서서 동물원을 찾아왔고, 벤자민과 아이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진정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과거의 상처는 지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손길이 닿으면, 그 상처는 더 이상 나를 갉아먹는 독이 아니라 타인을 품을 수 있는 ‘흔적(Stigma)’이자 ‘스토리’가 됩니다.
하나님 안에서 회복된 삶은 아내가 없는 슬픈 현실을 부정하는 삶이 아닙니다. 슬픔을 안고서도, 하나님이 주신 오늘의 삶을 다시 사랑하고 기뻐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금 과거의 아픔이 당신의 삶을 붙들고 있나요? 하나님은 당신이 그 상처의 동물원을 사서 생명이 넘치는 활기차고 아름다운 낙원으로 가꾸어 가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이 주시는 ‘20초의 용기’를 가지고, 과거의 빗장을 열고 주님의 품으로 걸어 나오십시오. 그곳에 진정한 회복과 눈부신 새 봄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선의 목사 (함께하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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