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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여, 빨리 오세요”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이야기는 술술술 그냥 넘어가는데, 어떤 이야기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난해하고 어려운 이야기면 더욱 그렇지요.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책들은 이야기가 재미있어 상상하면서 술술 읽게 되지만, 어떤 책들은 도대체 한 장 읽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 목사님이 신학생 때 레위기를 읽다가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레위기만큼 난해하고 어려운 책이 또 요한계시록이 아닐까 합니다. 어둡고 무섭고 난해한 예언서라는 인상 때문에, 기독교인이라 해도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 많지 않을 정도지요.
이 난해하고 어려운 말씀이 뮤지컬이 된다면 어떨까요? 성경 66권 중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요한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요한이 밧모(Patmos)섬에서 유배 중에 환상으로 받은 계시를 기록한 책입니다. 수많은 숫자와 색깔, 동물들이 등장하는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 차 있어, 기독교 내에서는 그 해석과 관련하여 줄곧 뜨거운 논쟁이 있습니다.
뮤지컬<요한계시록>은 어렵게 느껴지기만 하는 성경 요한계시록을 보다 쉽고 재미있는 스토리로 창작한, 일종의 입문서이자 안내서입니다. 계시록 2, 3장에 기록된 ‘일곱 교회에 보낸 예수 그리스도의 편지’에 착안하여, 일곱 도시를 다니는 로드무비 같은 여정을 스토리의 기본 뼈대로 삼았습니다.
위대한 왕 샤다이를 배반한 반역자 벨리알이 지배하는 바벨론 세상. 벨리알의 거짓에 눈먼 백성들은, 샤다이왕이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보낸 하나뿐인 아들 아도나이왕자마저 처형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을 이기고 돌아온 아도나이 왕자! 왕자는 곧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아버지 샤다이왕이 기다리는 말쿠트샤마힘 왕국으로 떠납니다. 왕자를 깊이 사랑했던 에클레시아는 왕자가 돌아올 거라는 소식을 전하러, 아도나이가 보낸 심부름꾼 파라와 함께 일곱 도시로 향합니다.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도시마다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서 아도나이 왕자의 소식이 전해지지 못하게 방해하고, 에클레시아의 기다림마저 비웃는 벨리알! 파라의 격려와 응원에도 불구하고 아도나이가 정말 돌아올지 마음이 흔들리는 에클레시아. 과연 에클레시아는 아도나이 왕자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이 여행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요?
성경에 언급된 일곱 교회를 여러 사건이 펼쳐지는 일곱 도시로 담아낸 것은 뮤지컬 <요한계시록>의 핵심적인 볼거리입니다.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 일곱 도시의 사람들이 아도나이 왕자를 기다리는 각양각색의 풍경을 코믹과 스릴, 감동을 넘나드는 춤과 노래로 그려내 성경적 메시지는 물론 뮤지컬적인 재미까지 잡았습니다.
2015년 초연 이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뮤지컬 <요한계시록>은 신학자이자 요한계시록 연구의 권위자인 이필찬 교수(이필찬 요한계시록 연구소장)의 철저하고 꼼꼼한 감수를 거쳐 해석의 정확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0년 350여 회 공연, 9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믿고 보는 뮤지컬이 되었습니다.
관객들이 이런 리뷰를 달았습니다. “뮤지컬이 끝나자, 수고한 배우들보다, 예수님이 더 보고 싶어집니다.”, “이 뮤지컬은 예배였다. 누구에게나 권유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놀라운 예배였다.”
창작 10주년 뮤지컬 <요한계시록>. 아직 관람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의미 있는 이 10주년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도 이렇게 외쳐봅시다. “임이여, 빨리 오세요!”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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