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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연극+셰익스피어=유쾌막장!
막장 드라마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무엇이 나올까요? 많은 이들이 ‘막장 드라마의 시초, 태초에는 셰익스피어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특히 『십이야』는 얽히고설킨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낸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으로, 막장 드라마계의 명작으로 꼽힙니다. 17세기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축제를 위해 첫선을 보인 이 희극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 되었는데 드디어 지난해, 국립극단과 만났습니다.
국립극단의 <십이야>(Twelfth Night)는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인 『십이야』를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기고 한국적 해학을 입혀 색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더해 완성한 작품입니다. 배경은 조선시대 농머리(현재 인천광역시 중구 삼목선착장 일대). 쌍둥이 남매 신애와 미언은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헤어집니다. 농머리 해안에 도착한 신애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남장을 하고 살기로 다짐하고, ‘만득’으로 이름을 바꾼 후 양반집 자제 오사룡의 시종으로 들어갑니다. 오사룡은 같은 마을 양반집의 아씨 서린을 오랫동안 사모하고, 사랑의 전령으로 만득을 보내지만 정작 서린은 만득에게 첫눈에 반해버립니다. 한편, 바다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오빠 미언도 농머리에 도착하면서 남매를 한 사람으로 착각한 마을 사람들의 오해에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 가는데…
임도완 각색·연출의 손을 거치면서 재탄생한 <십이야>는 원작의 서사 구조는 그대로 가져오되 익숙한 지역명과 찰진 사투리 대사를 넣어 우리 관객에게 친밀한 작품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십이야’라는 말은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을 첫 번째 밤으로 계산해 12일이 지난 1월 6일,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제 기간의 마지막 날을 의미하는데, 초연 당시 매 회차마다 관객의 열띤 호응과 웃음에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 같았다는 후문입니다.
임 연출은 “이 작품은 조선시대 배경이지만 음악은 판소리와 랩을 같이 사용한다거나, 무대·영상·의상 디자인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퓨전 작품이다.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 문화가 해외에 많이 알려져 있고, 옛것과 새것이 섞이는 부분을 관객이 재미있게 받아들이면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라며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밝혔습니다.
이 작품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4 국립예술단체 전막 유통’ 선정작으로 대전예술의전당과 2024년에 초연되었습니다. 이번 서울 본 공연을 앞두고 초연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춘 창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으며, 기존의 배우진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의상의 경우 초연보다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변경해 조선시대와 21세기 대한민국이 공존하는 모습으로 선보이며, 관객과 가까이에서 스킨십을 하면서 같이 흥을 돋울 수 있는 희극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매 공연마다 출연진과 관객의 유쾌한 조우를 만들어냅니다.
한편, 이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 객석’을 전 회차 운영합니다. ‘릴랙스드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는 자폐나 발달 장애인, 노약자나 어린이 등 감각 자극에 민감하거나 경직된 여건 속에서 공연 관람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공연 중 자유로운 입퇴장, 애착인형 소지 가능, 빠른 객석 입장, 관객 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관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역사들이 출연진의 동선을 함께 따라다니며 수어 통역을 하고 한글자막해설, 무대 모형 터치투어, 음성해설, 이동지원 등이 지원되는 ‘접근성’ 회차도 운영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명동예술극장 공연 이후에는 제주아트센터를 시작으로 김포, 창원, 부산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니 여러 곳에서 셰익스피어의 K연극 <십이야>를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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