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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통합을 안겨주는 제10회 가족의 날을 맞으며
결혼은 구속이고 모험이며, 인간의 개별성이 침해받는 제도라 생각하며 독신주의를 찬양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즈음입니다. 혹자는 결혼은 경제성이 없는 제도라며 싫다고 말하거나 자기를 희생해야 하는 과정이라 두렵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행복을 이끄는 가장 큰 요소가 가족이라는 종단적 연구가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족은 고향이고 햇볕입니다. 가족은 짐이 아니라 날개입니다.
복합문화공간 <북쌔즈>를 오픈하며 도서 1만권이 입고되었습니다. 책방 주인으로서 어떤 책인지 알아야 할 것 같아 문학 부문 800권의 프롤로그와 출판사 서평을 통독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800권의 주제가 거의 딱 하나였습니다. 외로움이었습니다. 이러한 실존적 고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가정입니다. 또한 가정은 최고의 학교입니다.
우리 가족은 2012년부터 10여 년간 매해 5월이면 가족의 날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대대로 나눔을 실천하는 가족’이라는 말을 줄여서 ‘대나가’라고 합니다. 대구, 부산, 영주, 서울 등 전국에 흩어져있는 가족 50여 명이 참여합니다. 1부는 부모님 추모예배, 2부는 각 가정 근황 소식, 3부는 오찬, 4부는 손자들 장기자랑 등의 순서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모든 행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에는 구제함을 돌립니다.
유대인 가정에는 구제함이 항상 놓여 있다고 합니다. 힘든 이웃을 위하여 마련한 유대인의 구제함처럼 우리 가정의 구제함이 돌아가면 아이에서 어른까지 적은 금액이라도 넣으며 사랑하고 봉사하는 습관을 기르게 됩니다. 자녀들에게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것을 교육하는 데 참 좋은 가족 문화인 것 같아 소개합니다.
우리 가족은 오성과 한음의 일화로 유명한 한음의 후예로 철저한 유교 가정이었습니다. 시어머님은 기독교 교육을 받았는데 철저한 유교 가정으로 출가하여 3년간 교회를 나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3년간 열심히 며느리 노릇에 최선을 다하던 어느 날 시어머님의 시아버지께서 “아가야, 네가 우리 가문에 시집와서 3년간 며느리 노릇을 너무나도 잘 해주었구나. 상으로 네가 믿는 야소교(예수교)에 너 혼자만 나가는 걸 허락한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시어머님은 뛸듯이 기뻐하셨고, 그 일은 우리 가정에 생명의씨앗이 되었습니다. 3세대가 흐르면서 우리 가족 모두가 복음을 믿는 가정이 되었습니다. 한사람으로 시작된 생명의 씨앗이 이토록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아들만 일곱 낳은 아들 부자 가족입니다. 일곱째인 저희는 일곱 가정 중에서 최다 출석 가족상을 받으려고 각 가정의 총무가 회원 출석을 독려합니다. 손자들은 막내 삼촌 집에서 열리는 가족의 날 발표를 위해 피아노도 열심히 치고 태권도도 열심히 배웁니다. 해마다 열리는 가족의 날 4부는 흡사 학예회 같습니다. 올해 5월 18일, 제10회 대나가 가족의 날을 맞이하며, 가족의 날이 주는 은혜를 생각해 봅니다. 가족의 날 행사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가족의 날은 예배와 기도의 장소이고, 축복과 나눔의 장소, 감사와 예절교육의 장이었습니다.
앞으로 맞이할 가족의 날은 토론의 장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벤치마킹하고 싶은 유대인 교육의 꽃인 하브루타 교육을 잠시나마 도입하여,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희망은 대나가 가족의 독서왕을 뽑아 시상하는 것입니다. 1년간 국민 평균 독서량을 살펴보면 미국인 18권, 일본인 12권, 한국인 5권이라고 합니다. 향수 가게에 가면 향수 냄새, 가죽공장에선 가죽 냄새가 나고, 책을 벗 삼는 사람은 지혜의 냄새가 납니다. 독서가 주는 선물은 인간의 이해가 넓어지고, 나를 만나게 해주고, 무엇보다 생각하는 인간이 되게 하여 관계하는 인간이 되게 합니다. Reader는 Leader로 서게 합니다.
타자를 자기 삶에 품으며 자아를 확장하는 자는 ‘행복자’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만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가족의 날을 통하여 우리의 자손들이 관계 속에서 자라도록 가족의 날을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많은 가정에 추천해 드립니다. 이 행사를 통하여 가족은 짐이 아니라 날개인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엄정희 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북쌔즈 가족상담소 소장, 유튜브방송,<Dr.Duck 결혼에비학교> 진행, 도서출판 북쌔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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