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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가지의 복, 하나의 성품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왠지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뭔가 어수선하고 보기에 좋지 않은 점도 있지만, 사실은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말 때문일 것입니다. ‘다리 떨면 복 나간다’는 말. 생각해 보면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꽤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면 복이 나간다거나 어떻게 하면 복이 들어온다는 말입니다.
모든 게 풍족한 삶, 건강하고 부유하게 사는 삶, 아무 걱정도 없이 그저 누리며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한 대로 움직이지 않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복을 갈망하고 갈구합니다.
성경도 많은 곳에서 ‘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팔복’을 말씀하시며 집중적으로 복에 관해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풍족하고, 부유한 삶, 아무 걱정 없이 누리고 사는 삶의 비법을 가르치시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복을 받는 자녀가 되었다는 것, 하나님이 우리를 축복한다는 말씀은 우리 삶이 풍요롭고 건강하며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복에 대한 우리 생각은 오염되고 어그러져 있습니다. 매일 매 순간 세상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고 세뇌되어 가기 때문입니다.” p.21
『예수께 진정한 복을 배우다』의 저자 ‘김건우 목사’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복의 개념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복의 개념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신앙 안으로 들어온 세상의 가치와 기준이 믿음과 뒤섞여 있기에 하나님을 믿는 이들조차도 하나님이 주시는 복에 대한 개념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오해는 다른 종교에서 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복주의 형태의 신앙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말은 그리스도인은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바라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재물과 건강을 구하는 기도를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일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일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할 것은 풍요한 삶에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풍요로움보다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삶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향할 곳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산상수훈은 예수님이 우리의 내면세계에 던지는 폭탄과 같습니다. 그중에서 ‘팔복’은 우리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말씀입니다. 세상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하늘의 질서를 우리에게 새겨 주시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우리 본성에 어긋나고,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p.22
그리스도인에게 진정한 복은 부와 권력, 건강 등 외부로 드러나는 형태라기보다는 내면의 상태 혹은 성품이 바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팔복’의 핵심입니다. 다시 말하면 모든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성품입니다.
성품이라는 관점에서 팔복을 보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이 받는 천국의 복, 애통한 사람이 받는 위로의 복, 온유한 사람이 받는 땅의 복 등은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복이 있다는 것을 개별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에게 나타나는 총체적인 모습 곧 그리스도인이 갖추어야 할 본 모습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을 사는 우리가 이러한 것을 복으로 여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현실과 부딪히며 살고 있고, 세상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믿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그렇게 살면 도태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진정한 복을 알고 그렇게 사는 일은 험난하고 고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일은 흔히 말하는 믿음의 길, 좁은 생명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한다면 믿음의 길은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받은 그리스도인에게만 해당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기에 이것이 큰 은혜이자 혜택, 곧 복이라는 점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천국을 알기에, 믿음을 위해 핍박도 견디는 사람에게 천국을 약속하셨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이 사실이 우리를 인내하며 살게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하고, 예수님을 보고, 예수님의 말씀과 그가 행하신 일들을 본 사람들도 쉽지 않았던 믿음의 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만으로 그 길을 가야 하는 우리의 삶은 어쩌면 더 어렵고 험난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무게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마땅히 따르고 행해야 할 것은 그것이 가장 좋은 길이며, 가장 큰 복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자 ‘김건우 목사’는 믿음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누려야 할 진정한 복을 알고, 그것을 힘써 행하며, 끝까지 믿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자고 손을 내밉니다. 『예수께 진정한 복을 배우다』를 통해 우리의 믿음을 돌아보고, 진정한 복의 사람으로 살기를 소망하며 한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김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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