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응원 들어볼래? 우리 인생에는 아주 중요한 시기들이 있습니다. (인생에 안 중요한 시기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인생 중에 정말 중요한 시기를 꼽으라면 10대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10대 시기에 무엇의 영향을 받았느냐가 20대 성인의 모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얼마 전 10대를 위한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명작을 소개하는 책을 읽었는데 엄청난 위로와 응원을 받은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요? 책의 제목은 <십대, 명작에서 진로를 찾다>입니다. 제목처럼 진로를 찾아 고민하는 십대에게 여러 가지 명작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명작은 ‘이름난 훌륭한 작품’이라는 뜻입니다. 책은 9개의 파트로 영화, 문학, 음악, 그림, 사진, 건축, 책, 공간, 롤모델로 뽑을 수 있는 인물까지 65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고, 듣고, 읽고, 느끼고, 가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로 삶의 지혜와 지경을 넓히기 충분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정말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세 아이의 아빠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야기 끝에는 항상 아빠의 질문이 있는데 예를 들면 책<노인과 바다>를 소개한 후 “어떤 일에 용감하게 도전한 적이 있니? 실패했어도 괜찮아.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렴.” 앤디 워홀의 그림을 소개하며, “지나치려 했던 일이지만 내 삶으로 끌어와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일이 있니?” 개그맨 김병만을 소개하며, “여러 번 실패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 라도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니?”라며 또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입니다. 질문뿐만 아니라 명작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개인적인 아빠의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김창옥의 책<나는 당신을 봅니다> ‘상처를 승화하는 용기’를 이야기하며, “나도 열등감이 있었다. 그것은 이름이다. 형 이름은 요셉이고, 내 이름은 요한인데 어렸을 때, 성질 사나운 동네 형이 우리 형제를 볼 때마다 ‘또셉이’ ‘또한이’라고 불렀다. (중략) 내 이름이 ‘괜찮은’ 이름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 이름이 들어간 단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예를 들면 ‘고요한’, ‘중요한’, ‘필요한’, ‘풍요한’ 같은 단어다. 이런 단어를 하나씩 찾을 때마다 이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났다.” 명작을 소개하며 건네는 아빠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고 정겹습니다. 명작과 아빠의 소소한 이야기가 버무려져 엄청난 위로와 응원이 되어 돌아옵니다. 진로에 관한 책이지만 어떤 직업이 유망하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책에 소개된 거장들은 대부분 가난했고 아팠습니다. 부모를 일찍 여의기도 했고 시련도 많지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서 응원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의미 있다고 여기는 일,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을 향해 담담히 나아갔습니다. 어쩌면 저자는 저자가 고른 명작을 통해, 십대에게 우리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고 응원 받기 충분한 삶인지를 알려주려는 건 아니었을까요? 저자는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십대 시절, 미국 버지니아 탄광촌에서살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 시절을 고립감과 외로움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세 명의 십대 자녀를 둔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을 최대한 놀게 합니다. 번듯한 교육 철학은 없지만 원칙은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은 꼭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하며 그 시간에는 누구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 시간만큼은 식구에게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또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합니다. 학교 친구, 유학생, 외국인 등 다양한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해 집이 게스트하우스가 되기도 합니다. 현재 담임목사로, 문화 선교 사단법인의 대표로,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섬기면서 글쓰기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힘내라는 말》 《예술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어린아이처럼》 《인생 비타민, 응원》등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꾸는 꿈이 과연 나에게 맞는지 고민하는 십대에게, 지금은 흙수저인데 앞으로 내 삶의 형편이 달라질까 회의하는 이에게, 공부는 관심이 없고 다른 것에 흥미가 있는 친구에게, 책<십대, 명작에서 진로를 찾다>를 통해 아빠의 진심어린 응원을 들려주는 건 어떨까요? [십대, 명작에서 진로를 찾다, 김요한, 피톤치드]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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