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영화를 음미하다>
암살
‘암살’은 2015년 개봉한 영화로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소재로 했습니다. 1932년 3월에 실제로 있었던 조선 총독 우가키 가즈시게의 암살 작전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1933년, 조국이 사라진 시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을 암살 작전에 지목한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암살단의 타겟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 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데…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펼쳐진다! (영화 ‘암살’ 소개 자료 인용)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루어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영화는 톡톡 튀는 대사와 빠른 전개 그리고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까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흐름을 뒤바꾸는 큰 반전 포인트로 예상 밖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더욱더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 반전 포인트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들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던 실제적 갈등 구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일제 치하의 상황과 독립을 좇는 이상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배신 그리고 희생 등이 독립으로 인한 반전을 만들어 냅니다.
어떤 인물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좇아가고, 어떤 인물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을 좇아갑니다. 이를 잘 보여 주는 유명한 명대사가 있습니다. “몰랐으니까. 해방될지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둘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고? 모르지. 그렇지만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왜 동지를 팔았냐는 질문에 대답한 말과 암살에 성공한다고 독립이 될 거 같냐는 질문에 대답한 말입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특이한 모습은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과정을 처절하게만 표현하지 않고 낭만 있고 여유 있게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거사를 치르기 전 근사한 옷을 입고 사진을 남기는 장면, 거사 전날 클럽에서 춤을 추면서 그 전야를 즐기는 장면은 독립운동가들이 그저 현실의 처절한 사투만을 벌였던 이들이 아닌 자신의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꺼이 죽음도 불사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생각해보면 크리스천의 삶도 비슷합니다. 주어진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라는 이상을 좇는 사람들입니다. 그 이상이 우리 삶 속에서 더 가치 있고 비중 있게 느껴질 때 비루한 현실이지만 낭만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습니다. 반면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말하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다 보면 근사해 보여도 속으로는 한없이 비루한 삶을 살게 되지요.
현실은 가난하나 마음만은 넉넉한 삶, 낙심할 상황이나 마음에는 소망이 있는 삶, 부족해 보이나 자족하는 삶.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모습을 통해 그 사람의 가치를 정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부여하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가치, 하나님의 자녀라는 가치는 그 어떤 가치보다도 크고 소중한 가치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이런 가치를 누리는 것이 우리 삶의 태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가치를 좇고 있나요?
김선의 목사 (가까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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