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야의 무법자가 웃기러 왔다!
서부 개척 시대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시나요. 다양한 콘텐츠에서 각인된 ‘딱 떠오르는 단순한 멜로디’와 함께 흙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나는 카우보이, 오크통 가득한 펍, 말을 타고 등장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악당들까지, 우리가 상상한 바로 그 흥미진진한 모습입니다. 이 시대는 야성미가 넘치지만 약간의 허세와 허당미가 공존하던 때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서부물이 가진 묘한 매력을 코믹하게 풀어낸 창작 뮤지컬이 대학로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는 1886년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그린 밸리 시티’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놓인 술집 ‘다이아몬드 살롱’. 이곳을 운영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제인 존슨은 서부의 3인방인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 히로인 ‘조세핀 마커스’, 악당 ‘조니 링고’에게 현상금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종의 계획을 꾸미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술집 ‘다이아몬드 살롱’을 헐값에 내놓은 뒤, 그 근처로 철도가 놓인다는 루머를 퍼뜨려 그 3인방을 유인하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돈 냄새를 맡은 3인방과 초보 현상금 사냥꾼 제인은 곧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때, 3인방을 향한 복수심으로 불타는 다혈질 총잡이 ‘빌리 후커’가 그들보다 먼저 다이아몬드 살롱에 도착하면서 모두의 계획은 헝클어지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과연 각자의 해피 엔딩에 이를 수 있을까요?
줄거리만으로도 이미 재미있을 것 같은 이 작품은 모험, 무법지대, 총잡이, 보안관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 활극이 가미된,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코미디물입니다. 나름의 사연과 목적이 있는 인물들이 모여들고, 가짜 사연과 진짜 사연이 뒤얽히며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소동극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이아몬드 살롱의 주인 ‘제인 존슨’ 역에는 주다온, 전민지, 조영화, 서부 최고의 악당이 되고 싶은 총잡이 ‘빌리 후커’ 역에 박규원, 김지철, 정욱진, 서부의 전설적인 영웅 ‘와이어트 어프’ 역에 김재범, 정민, 최호승, OK 목장 결투의 히로인 ‘조세핀 마커스’ 역에 이영미, 한보라, 최수진, 서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악당 ‘조니 링고’ 역에 원종환, 김대종, 김승용, 제인의 친구이자 다이아몬드 살롱의 감초인 쌍둥이 ‘버드’ 역에 박세훈, 정재헌, ‘해리’ 역에 김현기, 신은호가 출연합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웃음이 터지는 코미디 호흡을 자랑합니다.
특히 지난 시즌의 호평에 힘이어 개막 전부터 작품의 코믹한 에너지와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십분 발휘된 콘텐츠가 미리 풀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2분 내외의 무비 시리즈, 웃음과 열정이 가득한 연습 현장이 담긴 숏폼 영상, 연습실을 밀착해 보여 준 브이로그, 블록버스터 서부 영화의 포스터 같은 단체 포스터 등이 작품에 대한 흥미를 높였습니다. 또한 극장 로비와 객석도 서부 시대처럼 구현되어 극장을 방문한 관객들이 실제 다이아몬드 살롱에 들어선 것 같은 재미를 줍니다.
끊임없이 웃음을 찾는 시대, 온라인의 짧은 숏폼 콘텐츠들이 ‘도파민’을 지향하지만 때로는 순도 100%의 아날로그적인, 슬랩스틱에 가까운 개그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웨스턴 스토리>는 배우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코믹 포인트를 살려냅니다. 그래서 ‘공연은 배우들이 했는데 너무 웃어서 내가 더 힘들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극을 보고 싶을 때, 서부 시대로 향해 봅니다.
한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