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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4-09-20 (금) 14:46 조회 : 649
이곳에 예술은 없다



눈이 주먹만큼 큰 귀여운 사내아이가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피켓을 들고 있는 팔이 보이는데요. 그곳엔 이렇게 써 있습니다.

“NO ART HERE(여기 예술은 없다)”



설명해 드린 그림은 전시<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이곳에 예술은 없다> 포스터입니다. 전시를 소개하는 포스터인데 여기에 예술이 없다니요! 좀 아이러니하면서도 궁금한데요. 그럼 일단 ‘하비에르 카예하’가 누군지부터 알아야겠습니다.



‘하비에르 카예하(Javier Calleja)’는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입니다. 그는 스페인 말라가 출신으로 세계 미술 시장에서 경매가를 경신하며 스타로 떠올랐는데요.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와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의 대표작(No Art Here, 2019)이 이번 한국 전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한국 전시는 10여 개의 신작을 포함해 회화, 드로잉, 조각, 에디션 등 카예하의 지난날부터 현재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120점의 상징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중 다수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라는 점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쏟아집니다.



큰 눈망울을 가진 귀여운 캐릭터들, 그저 귀여운가 하고 들여다봤더니 눈의 색도 다 다르고 응시하는 곳도 다릅니다. 그림마다 작가가 쓴 짤막한 문장에 그냥 위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긴말로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이 그림과 그 문장을 통해 그냥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 예술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예술을 넘은 자유가 있다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에는 예술이 없고 사랑과 위로 포옹이 있다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품이 만화 같지만 섬세하고, 단순한 캐릭터 그림 같지만 눈동자가 아주 깊습니다.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들은 크기도 다양해 귀엽기도 하고 웅장하기도 합니다. 설치물들을 보고 있자니 나에게도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조형물을 만들고 있는 카예하가 생생히 보이는 것 같은 착각도 듭니다.



전시장에서는 카예하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는데요. 그의 모토 ‘단순하지만 쉽지 않다’. 또 협업하는 동료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을 대하는 그의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도 모두 알 수 있게 됩니다.



그저 귀여운 캐릭터 그림인 줄 알았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전시입니다. 예술이 없다고 광고하는데 예술을 뛰어넘는 독창성과 자유함이 있습니다. 전시를 다 관람하고 나면 그 작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마법 같은 전시입니다. 조금씩 쌀쌀해지는 날씨에 크고 깊은 눈망울에 한 번 빠져 보시죠.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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