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순간의 기억 공유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부모님이 어떤 분들인지, 어떻게 행동하는 분들인지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꼭 배가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만들어 내는 작품에도 쓸 수 있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쉽게 말해 ‘작품은 예술가(창작자)의 거울’이라는 겁니다. 전시 <미셸 들라크루아 특별전 ‘행복한 순간의 기억’>을 감상하다 보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습니다. 작가가 어떤 꿈을 꾸는 사람인지, 어떤 행복한 순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이죠.
미셸 들라크루아는 1933년에 파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그 도시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2023년 연말에는 ‘예술의전당’에서 90세 기념 전시를 했으니, 올해로 92세가 된 고령이지만 여전히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친근한 ‘미셸 할아버지’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프랑스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담고 있습니다. 파리는 언제나 매력적인 도시이지만, 그의 작품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파리는 우리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작가는 1930년대, 독일의 점령기에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작은 선물을 받았던 행복한 기억을 그림에 담아냅니다. 그 시절 눈 내리는 풍경은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만 같은 행복과 설렘을 느끼게 합니다.
그 행복한 기억은 전쟁의 시대, 매서운 추위 앞에서도 따뜻한 추억으로 작가의 삶을 지탱해 주었나 봅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의 그림에는 사랑을 담은 따뜻한 시선이 머물러 있으며 행복한 순간의 기억이 녹아있습니다.
‘작품은 예술가(창작자)의 거울’이라는 말은 그의 그림에 딱 맞는 말입니다. 그의 그림은 따뜻합니다. 입가에 알 수 없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이 작품을 그린 그 예술가는 얼마나 따뜻한 심성을 가졌을까, 얼마나 섬세한 눈을 가졌을까,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상상해 봅니다.
아름다운 도시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작가가 틀림없습니다.
전시의 제목처럼 그의 행복한 순간의 기억들은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우리와 함께 공유하게 됩니다. 마치 나도 파리에서 함께 펑펑 내리는 눈을 맞고 있는 것 같은, 그가 보는 도시의 풍경에 부는 바람이 지금 나에게도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번 전시 <미셸 들라크루아 특별전 ‘행복한 순간의 기억’>에는 작가의 원화와 판화 총 4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장은 작가의 회화 공간과 판화 공간 그리고 작가의 인터뷰와 작품 소개를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날씨는 춥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전시. 비행기 타고 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파리의 낭만. 미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행복한 이야기. 지금 공유하러 가봅시다.
이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