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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6-09-02 (수) 15:32 조회 : 145
쪼개진 마음의 틈, 그 미세한 균열을 마주할 때



산에 있는 큰 바위가 대형 망치로 타격한다고 해서 깨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바위의 작은 틈 사이로 흘러 들어간 물방울이 추운 계절을 지나며 얼고 팽창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바위는 쪼개집니다. 지형학에서는 이를 ‘동결 풍화 작용’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내면과 인간관계 그리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무너지는 과정도 이 자연 현상과 닮았습니다. 사단의 시험은 처음부터 “믿음을 버려라”라거나 “인생을 막살아라”라며 자극적으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아주 작은 ‘쪼개진 틈’을 조용하고 은밀하게 파고듭니다.



그 틈은 남들과 끊임없이 나를 견주게 하는 비교 의식,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했을 때 불쑥 찾아오는 서운함과 열등감 혹은 내 판단만 무조건 옳다고 믿는 교만일 수 있습니다. 이 작은 틈에 어두운 감정이 조금씩 스며드는 마음의 겨울이 찾아오면, 균열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됩니다. 타인을 향한 오해뿐만 아니라 자신을 갉아먹는 자책, 하나님을 향한 신뢰마저 무너지는 시작점이 바로 이 미세한 틈새입니다.



로마서 16장 17절에서 사도 바울은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에게 권면합니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배운 교훈을 거슬러 분쟁을 일으키거나 거치게 하는 자들을 살피고 그들에게서 떠나라.”



여기서 바울이 말한 ‘분쟁’의 원어(디코스타시아)는 ‘둘로 나뉘어 따로 서다’, 즉 ‘쪼개진 틈’을 뜻합니다. 누군가를 은근히 비하하거나 뒷담화를 주고받는 행동은 사탄이 바로 그 틈새로 흘려보내는 ‘분열의 물줄기’와 같습니다. 별것 아닌 오해였던 틈에 부정적인 언어가 자꾸 스며들면 소중했던 관계도, 오래 쌓아온 공동체의 신뢰도 순식간에 갈라지고 맙니다.



또한 ‘거치게 하는 자’라는 표현의 원어(스칸달론)는 ‘짐승을 잡는 함정의 방아쇠’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 그 틈을 노려 거짓과 미끼로 우리를 완전히 넘어뜨리려는 함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미세한 균열 앞에서 어떻게 자신과 소중한 관계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바울의 답은 지혜롭고도 단호합니다. 바로 “살피고, 떠나라”라는 것입니다.



‘살피다(스코페인)’는 망원경처럼 파수꾼의 시선으로 내 마음의 상태와 주변의 언어를 영적으로 매섭게 감시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떠나라(에클리나테)’는 망설이지 말고 즉시 몸을 돌려 거리를 두라는 강력한 권면입니다.



신학자 존 스토트 목사는 이를 두고 “거짓과 바이러스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랑의 방역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해서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영혼을 건강하게 지키고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지혜로운 영적 경계선’을 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내면과 또 여러 관계 속에는 내가 느끼지 못할 만큼 어두운 감정이 미세한 틈에 자리 잡고 있다면, 그 틈으로 불필요한 뒷담화나 부정적인 마음의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말씀으로 살피고 사랑으로 채워야 합니다. 내 마음의 작은 틈을 늘 깨어 살펴볼 때, 우리의 내면도 소중한 관계도 어떤 추위 속에서도 갈라지지 않는 바위처럼 단단해질 것입니다.



장준영 목사 (혜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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