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작가다 요즘 서점 코너엔 글쓰기 관련 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죠. 그러나 관심은 많지만 반대로 그만큼 글쓰기가 어렵다는 방증이겠죠. 저도 기사를 쓰지만, 글을 쓰고 싶다고 한 번에 술술 써지는 법이 없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의 반복입니다.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한 줄 쓰다 쉽게 포기하고 맙니다.
<이제, 글쓰기 / 제프 고인스 지음 / CUP>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대부분 글쓰기 책에서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 말합니다. 정답입니다. 성적이 잘 나오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죠. 제프 고인스의 책 <이제, 글쓰기>는 우리가 겪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부터 이를 극복하고 드디어 작가가 됐을 때의 행동 강령까지 알려줍니다. 1부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동기 부여와 열정을 불러일으키며, 2부에서는 잘 쓰인 글을, 또는 날마다 쓰인 글을 어떻게 독자들과 소통하며 세상에 나눌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3부에서는 그것을 실행에 옮길 구체적인 방법과 예시를 제시합니다. 제프 고인스(Jeff Goins)는 비영리 단체 ‘어드벤처 인 미션’에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로 일하면서 글을 쓰다가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의 웹사이트(Goinswriter.com)는 4백만이 넘는 사람이 방문했습니다. 저서로는 <일의 기술>, <삶의 기술> 등이 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나는 작가다’라는 믿음부터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믿기 전에, 먼저 내가 나를 믿어야 한다고 말이죠. 처음엔 자신도 의심했지만 그렇게 공공연히 작가라고 말하고 다녔더니 점점 작가처럼 행동하게 되고 글쓰기 실력도 향상됐다고 합니다. 물론 말로만 하면 안 되겠죠. 글 쓰는 연습은 필수! 글을 썼지만 정작 남들에게 보이는 건 창피하고 망신당할까봐 두려워 서랍 깊숙이 넣어두거나 비밀글로 바꿔놓은 경험들이 있죠. ‘좋은 글쓰기는 갑론을박의 대상이 아니다. 글은 제구실만 하면 된다. 물론 기초 문법이나 구성 같은 몇 가지 기본사항을 갖추고 요점은 명확해야 한다. 횡설수설해서는 안 된다.’ ‘좋은’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에 집착보다 자기 글에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걱정 때문에 자신을 옭아매고 타인의 판단에 너무 예민한 건 아닌지요. 본문에 나온 조언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좋은 글쓰기는 다시 쓰기’(Good writing is rewriting)다. 단어 수를 줄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 가끔 우리는 이 문제를 회피하느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늘어놓는다. 글을 쓸 때 잡다한 생각은 필요 없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라. 말하고 싶은 것을 생각한 다음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된다. _57p ‘글을 쓰기 위해 날마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리는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 날마다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나는 두려움에 맞서서 계속 가야 한다.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길이다. _66p 위에 언급한 것처럼 글 쓸 때의 두려움은 언제든, 누구든 찾아옵니다. <노인과 바다>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시 ‘글 쓰는 일은 별거 없다. 그냥 타자기 앞에 앉아서 피를 흘리면 된다‘고 담담하면서 무시무시한 말을 했죠. 마지막으로 작가가 됐을 때 출판사 편집자와의 관계도 조언을 했는데요. 작가는 ‘무엇보다 절대로 편집자를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보라. 절대로 편집자를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 정말 중요한 사항이다.’이라는 작가 자신의 뼈저린 조언이 눈에 띕니다. 이 책은 작가가 되기 위한 사람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글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어떨까요. 혹시 알아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가가 돼 있을지도 모르죠. 제프 고인스처럼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