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도둑배우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9-12-02 (월) 15:29 조회 : 823

인생이 연극이다

<도둑배우>. 그 내용을 잘 가늠할 수 없지만 흥미진진한 느낌을 주는 제목이지요. 한때 어둠의 세계에 머물며 도둑으로 활약했던 주인공. 그는 이제 손을 깨끗이 씻고 여자친구와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그 앞에 함께 활동했던 선배도둑이 찾아오고, 그의 협박에 못 이겨 어떤 집을 털게 되지요. 그 집은 바로 유명한 동화작가의 집이었습니다. 이야기는 그가 이 집에 잠입하며 시작됩니다.일이 잘되는가 싶었지만, 대저택에는 갑자기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동화작가로부터 원고를 받기 위해 찾아온 편집자, 도미노를 꼭 팔아야만 하는 세일즈맨, 도둑을 협박해 함께 대저택에 잠입한 선배도둑, 동화작가가 돈을 빌린 캐피탈 직원까지, 잇달아 마주치게 된 사람들과 코앞에 봉착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주인공은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 위기를 모면합니다. 과연 그는 도둑의 본분(?)을 다할 수 있을까요?

연극 <도둑배우>는 2006년 초연 이후 최근까지 앵콜 및 투어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일본의 유명작가 겸 감독인 니시다 마사후미의 작품입니다. 2017년에는 동명 영화가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이번에 국내 창작진을 통해 한국식 코미디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연극 <레드>, <대학살의 신>으로 호평을 받은 김태훈 연출과 연극 <대학살의 신>, <톡톡>, <우리의 여자들> 등 해외 코미디 작품을 한국식으로 재치있게 각색해온 오세혁 작가, 연극 <웃음의 대학>, <앙리할아버지와 나>, <톡톡>을 각색하고 연출했던 이해제 작가가 의기투합해 한국식 유머와 감성을 살린 새로운 대본으로 각색했습니다.

엉뚱하고 귀여운 집주인 ‘동화작가’ 역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를 도맡은 코미디 연기의 달인 이한위가 맡아 오랜만에 무대에 오릅니다. 같은 배역에 스테디셀러 코미디 연극 <라이어>에 20년 출연한 권혁준이 더블 캐스팅되어 명품 코믹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선배도둑의 협박에 못 이겨 마지막 도둑질을 하게 되는 착하고 귀여운 ‘도둑’ 역은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 <녹두꽃> 등에서 귀여운 매력을 선보여 대세 배우로 떠오른 병헌, 뮤지컬 <그리스>, 연극 <옥탑방 고양이> 등에서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김영한이 번갈아 무대에 오릅니다. 이외에도 원고를 독촉하기 위해 찾아온 해외파 출신의 편집자 ‘안네’, 분위기 파악 능력이 부족해 도미노를 팔지 못하고 있지만, 활기차고 강한 성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세일즈맨’, 후배도둑을 협박해 동화작가의 집을 털러 가는 ‘선배도둑’, 동화작가가 돈을 빌린 캐피탈 직원, 언제나 겨드랑이가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겨땀맨’ 역에 각각 김가은, 김소민, 김지훈, 류성훈, 황성대, 정근, 장원령까지 최상의 코미디 라인업이 꾸려져 기대를 모읍니다.

이렇게 개성 넘치는 여섯 인물이 벌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객석을 시종일관 웃음바다로 만듭니다.도둑으로 등장했지만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상황에 대처하며 배우처럼 연기하는 주인공의 진땀 나는 모습을 통해, 단 몇 시간의 짧은 만남으로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숨어있는 따뜻한 메시지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인생은 상황마다 닥치는 여러 가지 역할을 훌륭히 연기하려 애쓰며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메시지를 웃음 코드로 버무려 지친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겠다는 훈훈한 작의가 엿보입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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