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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0-06-22 (월) 16:39 조회 : 108
진정한 통치



스마트 폰에서 날카로운 비상 경고음이 터집니다. 이번 주말부턴 모임이 제한되고 야간엔 통행도 금지된다는 명령문자가 옵니다. 외국인인 제 전화에도 아랍어와 영어로 비상경고음과 함께 번갈아 번쩍입니다. 이슬람 지역의 주말이 시작되는 목요일 저녁부터 누구나 집 울타리 밖을 나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습니다. 비상이 해제되는 일요일 새벽입니다. 그런데 통행금지 조치가 더 강화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경고가 울리며 문자가 다시 떴습니다. 멍해집니다. 이렇게 통행금지가 시행되기 전, 지난주엔 아내의 권유로 아들의 자전거를 타고 운동 겸 심심풀이로 매일 두세 시간씩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두바이 몰에도 다녀오고 7성급으로 유명한 버드 두바이호텔, 주메이라(Jumeirah)아일랜드, 마리나 거리 등을 다녔습니다. 길거리가 너무 한산해 자전거로 다니기에는 좋습니다. 그런데 갑자기빌라 단지 내 수영장에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임시로 수영장 닫음’ 그리고 이어 제가 좋아하는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붉고 하얀금줄이 쳐졌습니다.


FOR YOUR SAFETY

BEACH IS TEMPORARILY CLOSED

STAY HOME

오늘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한 며느리가 정부의 행정명령을 저희 부부에게 알려줬습니다. 일상적인 일을 위해 회사를 가더라도 출발하기 전에 정부통제인터넷에 자동차 번호와 행선지, 목적 그리고 원하는 시간을 미리 올려 허가를 받아야 자동차운행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든 개인
적인 모임도 불허하며, 이를 어길 시 주최자에겐만 드람(약 삼백오십만 원)의 벌금이 가해지고, 단순참석자들에게도 그 절반이 부과된다고 공표된 명령입니다.

이 사태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한국을 다녀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자가격리 14일을 시작할 때 두바이에 있는 큰아들네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들의 학교가 개학을 연기해 집에 있으니 그 시간에 두바이에 오면 좋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이에 동의해 저희는 14일 기한으로 두바이로 왔고, 이틀 후 큰아들은 일주일 예정으로 미국으로 떠났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국경과 공항이 닫혀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저희와 큰아들은 두 달 넘게 두바이를 가운데 두고 서로 엇갈린 이산가족이 된 것입니다. 며느리, 손자, 손녀는 스카이프 화상 전화를 하고, 저희는 모든 소피아행 항공편을 암기할 정도로 인터넷 검색을 거듭했지만 결국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던중 이 지역 신문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생긴 이산가족의 사연을 다룬 특집이 나왔습니다. 의외로 기막힌 사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언론 보도를 보면서 두 가지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내 손톱 밑 가시 하나가 다른 사람 심장의 말뚝보다 더 아프다’와 ‘우물 안 개구리’입니다. 저희는 세상 살다가 별일을 다 겪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우물 안이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경계뿐이 아니라, 우물 안이야말로 내가 잘 가꾸고 지켜야 할 우리의 영역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밑에 있어야 이해하게 된다는 언더스탠드(understand)를 경험했습니다.아내는 손자들에게 맛난 음식을 마련해주고, 몸으로 같이 놀아주고 얘기하고, 잠들 때까지 침대 곁에서 웃음꽃을 피워냅니다. 그런데 나는 아내 곁에 붙어있는 형국입니다. 나는 기껏해야 끼니때마다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할 뿐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무력한 듯 집에 묶여 있으면서도 세상은 거기에 맞춰 보이지 않게 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취소되고 연기된 모임과 강의를 이와중에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오늘 새벽 5시에 웨벡스(Cisco Webex Meetings)로 미국서 주최한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오후 3시에
는 vwi몽골 팀과 줌(zoom.us)으로 강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세계 각국에서 모인 150여 명이 구글 미트(Google Meet)로 2주간의 포럼(Silk Road Forum 2020)을 잘 마쳤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만들어내고 있는 변화입니다.이 글을 쓰고 있는 사이 아내가 오랜만에 슈퍼마켓에 혼자 갔다가 나이 제한으로 퇴짜를 당하고 돌아왔습니다. 국경과 공항폐쇄, 지역과 시간 통제 및 나이 제한 등 이 모두 국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이 조치들이 코로나19 이후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누구도 예측하지못합니다. 개인의 일상과 건강도 다수의 안전을 담보로 제한하고 강요하는 지극히 인본적인 세상의 앞날이 우려되는 것은 나의 단순한 걱정인지 더 나아가 피해망상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특정한 전문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의 삶에 직접 관여하여도 속수무책 따라야 할 분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조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주님이 약속하신 진정한 세상의 왕이신 예수님의 통치가 우리의 삶에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을 기대하게 됩니다.

함철훈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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