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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해 봤어? 사랑하는데 아프다고 버릴 수 있어?
요즘 MZ세대들은 인간을 T인간과 F인간으로 나누어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성격 유형 검사 MBTI의 분류 기준 중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사고-감정(T-F)에 관한 지표를 말하는 건데요. MBTI 검사 후에 내가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T형 인간인가,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F형 인간인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에 합리적으로, 조금은 냉소적으로 대하면 물어봅니다. “너 T야?”
어떤 뮤지컬을 소개하길래 MBTI까지 이야기할까요? 이 뮤지컬이 관람객 모두를 F(감정형 인간)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뮤지컬<루카스>를 보고 안 울면 극단적인 T형입니다!!”
뮤지컬 <루카스>는 23년 전인 2001년에 캐나다 토론토의 장애인 공동체 '라르쉬 데이브레이크(L’Arche Daybreak)'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입니다. 선천적인 뇌 기형으로 단 15분도 생존하기 어렵다고 예고된 아기 루카스가 부모와 공동체의 사랑 속에서 기적적으로 17일을 생존하고 세상을 떠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일곱 살 지능의 발달장애인 부모가 죽음이 예정된 태아를 낳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스토리를 유쾌하고 다채롭게 전개하며 과연 인간의 존재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사랑’의 참된 정의는 무엇인가를 관객들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나쁜 새끼! 왜 하필 나를 이곳으로 보낸 거야?”
상처와 분노로 똘똘 뭉친 폭주 기관차 현우, 현실을 잊으려고 캐나다로 여행을 떠나왔는데 믿었던 친구의 계략(?)으로 발달장애인 공동체 데이브레이크에 발이 묶이고 맙니다. 사사건건 트집 잡고 들이받는 까칠 현우 때문에 모두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아기 이름도 못 쓰면서 어쩌자고 아빠가 되려는 건데!”
현우가 대놓고 극혐 하는 사람은 뱃속 아기 루카스를 기다리는 만삭의 예비 부모 앤디와 줄리. 그런데 갑자기 산모에게 진통이 시작되는 통에 현우는 꼼짝없이 출산 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보호자가 되어 버립니다.
“현우, 사랑, 해 봤어? 사랑하는데 아프다고 버릴 수 있어?”
태어나 15분밖에 못 살 아기를 뱃속에 기르고 사랑하고 기다려 온 일곱 살 지능의 아빠 앤디의 이 한마디에, 현우는 머리가 띵. 그뿐만 아니라 루카스가 태어난 후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기적이 일어나고! 현우는 17일 동안 생각이 허물어지고 믿음이 뒤엉키는 너무나 특별한 순간들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에 눈물 흘리지 않을 재간이 있을까요? 제아무리 ‘T’라도 말입니다. 뮤지컬 <루카스>는 폭력과 살인, 치정과 음란이 방송과 공연계를 가득 메운 이 시대에 인간의 존엄과 고결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등장해 맑고 순수한 드라마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에게 단비 같은 힐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정의달 5월, 온 가족과 손잡고 뮤지컬<루카스> 관람 어떠세요? 참! 손수건 잊지 마시고요.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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